판단 기준

업종이 아니라
업무의 모양으로 봅니다

AI 도입이 어긋나는 자리는 대개 도구가 아니라 대상 선정입니다. 무엇을 고를지부터 틀리면 그 뒤는 다 틀립니다. 그래서 고르는 기준을 먼저 공개합니다.

01Why not by industry

같은 업종이어도 병목은 다릅니다

업종별 솔루션은 그 업종의 평균에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실제로 새고 있는 자리는 평균이 아니라 그 회사만의 사정에서 생깁니다. 같은 제조업 두 곳이 하나는 출고 검수에서, 하나는 견적 회신 속도에서 막혀 있는 식입니다.

그래서 “어느 업종이신가요”로 시작하지 않고 “그 일이 어떻게 생겼나요”로 시작합니다. 아래 세 가지를 만족하면 업종과 무관하게 대상입니다.

02The three tests

세 가지를 어떻게 확인하나

01

반복된다

매일·매주·매월 또는 특정 사건마다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한다. 1회성 판단 업무는 대상이 아닙니다.

확인법
최근 석 달 메일함과 캘린더에서 같은 제목·같은 양식이 몇 번 나오는지 세어 봅니다. 기억으로 세면 대체로 실제보다 적게 잡힙니다.
통과 기준
주 1회 이상이거나, 월 20건 이상.
횟수는 적은데 한 번에 반나절씩 걸린다면?

횟수가 아니라 횟수 × 시간으로 봅니다. 월 2회짜리라도 회당 4시간이면 월 8시간이고, 그건 충분히 대상입니다. 반대로 월 50건이어도 건당 1분이면 굳이 손대지 않습니다.

02

흔적이 남는다

엑셀, 메일, 카톡, 문서, 사진, 통화기록, 시스템 화면 — 어디든 기록이 남는다면 읽어올 수 있습니다.

확인법
그 일의 입력과 출력이 각각 어디에 있는지 짚어 봅니다. 둘 다 짚이면 통과입니다.
통과 기준
입력과 출력이 사람 머리 밖에 있을 것. 형식은 상관없습니다.
기록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면?

흩어진 건 문제가 아닙니다 — 모으는 게 자동화가 하는 일의 절반입니다. 문제가 되는 건 아예 남지 않는 경우입니다. 그때는 자동화보다 기록을 남기는 것부터가 순서입니다.

03

기준을 말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럴 땐 이렇게 한다”를 담당자가 설명할 수 있으면 됩니다. 완벽한 규칙이 아니어도, 예시 20~30건이면 학습시킬 수 있습니다.

확인법
담당자에게 5분만 달라고 하고 “어떤 경우에 어떻게 하세요?”를 물어봅니다. 말이 막히지 않으면 통과입니다.
통과 기준
완벽한 규칙은 필요 없습니다. 예시 20~30건이면 충분합니다.
담당자마다 답이 다르면?

그건 자동화 이전에 합의가 먼저입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하던 걸 그대로 자동화하면 틀린 답을 더 빨리 내는 시스템이 됩니다. 진단에서 이게 나오면 그렇게 말씀드립니다.

03Same task, different answer

같은 업무인데 갈리는 경우

그래서 “견적서 자동화 되나요?”에는 답을 못 드립니다. 회사에 따라 갈리기 때문입니다.

견적서 작성

대상

품목·수량·할인율이 표로 정리돼 있고 담당자가 할인 기준을 말로 설명할 수 있는 회사 — 3원칙을 다 통과합니다.

비대상

매번 고객 사정을 봐 가며 대표가 감으로 정하는 회사 — 원칙 03에서 막힙니다. 기준을 먼저 정하는 게 순서입니다.

채용 서류 검토

대상

직무 요건이 문서로 있고, 지난 합격·불합격 이력이 쌓여 있는 회사 — 1차 선별은 대상입니다.

비대상

요건이 매번 바뀌고 이력이 남아 있지 않은 회사 — 원칙 02에서 막힙니다. 학습시킬 근거가 없습니다.

재고 발주

대상

판매 이력이 시스템에 남고 리드타임이 품목별로 정해져 있는 곳 — 예측과 알림까지 갑니다.

비대상

발주를 분기에 한두 번 몰아서 하는 곳 — 원칙 01의 반복량이 안 나옵니다. 만드는 비용이 더 큽니다.

04After it's built

만든 뒤에는 이렇게 판정합니다

구축 전에 기준선을 재고, 4주 차에 같은 방법으로 다시 잽니다. 수치를 보기 전에 먼저 묻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 꺼 두면 그 주 업무가 실제로 느려지는가.

느려진다
느려진다면 업무 흐름 안에 들어간 것입니다. 그때부터 기준선 대비 수치를 성과로 적습니다.
그대로다
아무 일도 없다면 흐름 밖에 놓인 것입니다. 쓰는 분들 반응이 좋아도 성과로 치지 않고, 흐름 안으로 옮기는 게 다음 일입니다.
수치가 기준선과 비슷해서 판단이 애매하다면?

애매하다고 적습니다. 좋은 쪽으로 반올림하지 않습니다 — 후하게 적은 결과는 다음에 무엇을 만들지 정할 때 틀린 근거가 됩니다.

05Where we stop

세 가지를 통과해도 권해 드리지 않는 것

기준을 통과한다고 전부 하는 건 아닙니다. 아래는 기술이 아니라 판단의 문제로 멈추는 자리입니다.

판단 근거를 문서로 못 남기는 최종 결정

인사 평가, 여신 최종 승인, 계약 해지. 자료를 모아 드리는 것까지는 하되, 결정은 사람이 하시는 게 맞습니다.

기록이 담당자 머릿속에만 있는 업무

3원칙 중 「흔적이 남는다」를 못 넘습니다. 이 경우엔 자동화보다 기록을 남기는 것부터 손대는 편이 빠릅니다.

분기에 한두 번 하는 일

만드는 비용보다 살려 두는 비용이 큽니다. 반복 횟수가 적으면 사람이 하는 게 쌉니다.

매번 예외인 업무

예시 20~30건으로 규칙이 안 잡히면 아직 이릅니다. 먼저 예외를 줄이는 쪽이 순서입니다.

「사내 챗봇 하나 놓기」 그 자체

물어볼 곳이 없어서 안 쓰는 게 아니라, 업무가 안 바뀌어서 안 씁니다. 챗봇은 목적이 아니라 가끔 결과입니다.

06How to check yours

우리 회사 업무는 어느 쪽인지

5분 자가진단은 위 세 가지를 회사 상황에 대입해 보는 설문입니다. 통과하는 업무가 없으면 없다고 말씀드립니다 — 그게 이 기준을 공개해 둔 이유입니다.

업무별로 어떤 것들이 대상이 되는지는 업무별 사례 34가지에, 이 판정이 리포트에 어떤 표로 나오는지는 산출물 샘플에 있습니다.